지난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서울모빌리티쇼가 진행되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모터쇼의 인기가 예전 같지는 않다. 온라인 신차 공개가 정착되었고, 모터쇼가 트렌드를 따르지 못하다 보니 재미가 덜하다는 둥 부정적인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 모터쇼는 전동화를 주제로 다루는 서울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바꾸는 등 변화를 모색했고, 올해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는 굵직한 업체들이 많이 참가해 관람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신차들이 많이 공개되었는데,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주목할 만한 신차는 무엇이 있었을까?
서울과 부산에서 개최되는 모터쇼에 항상 참여하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는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를 모두 공개했다. 내연기관차는 쏘나타 페이스리프트인 ‘쏘나타 디 엣지’를, 전기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4년 만에 페이스리프트 된 쏘나타 디 엣지는 페이스리프트임에도 불구하고 풀체인지급 변화를 거쳤다. 기존 쏘나타의 외관 디자인 평가가 너무 좋지 않다 보니 대대적인 변화를 통해 이미지 변신을 노렸다. 스타리아, 그랜저, 코나에 적용된 일자형 주간주행등을 전면 상단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며 아래쪽에는 그릴과 헤드램프, 범퍼 디자인 등 공백 없이 꽉 채운 모습이다. 후면도 테일램프의 형상 범퍼 디자인을 변경했다.
실내 디자인도 대폭 변경했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직선을 많이 사용했으며 대시보드에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와 우드 그레인 센터 트림을 적용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좌측에는 지문 인식기가 추가되었다.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디자인으로 변경했으며 경적 부분에 현대 엠블럼을 삭제하고 코나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그 외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공조 버튼이 추가되었으며 버튼식 변속기는 컬럼식 변속기로 변경되어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이동했다.
쏘나타 N 라인도 함께 공개되었다. 일반 모델보다 더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을 적용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냈으며 실내 역시 N 라인에 걸맞은 모습으로 일반 모델과 차별화했다. 파워 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며 옵션은 디지털 키 2, 빌트인 캠 2,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등 사양이 추가되었다.
코나 일렉트릭은 현재 시판 중인 신형 코나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로, 외관에는 스키드 플레이트가 삭제되고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디자인 요소 중 하나인 픽셀 디자인을 주간주행등, 범퍼, 테일램프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전기차 전용 휠이 적용된다.
실내는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하며, 204마력, 26.0kg.m를 발휘하는 싱글 모터가 전륜에 탑재된다. 배터리 용량은 64.8kWh이며, 1회 충전 시 410km를 주행할 수 있다. 옵션으로는 V2L, 액티브 사운드 시스템,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i-페달, 27리터 용량의 프렁크, 전기차 전용 ccNC, HDA2, 윈드쉴드 타입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기아는 EV9을 이번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완전히 공개했다. 일반 모델과 GT 라인 모두 전시를 했으며, 디자인 공개 당시 보여준 폭발적인 인기를 반영해 많은 관람객들이 불편함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총 5대를 배치했다.
EV9의 외관은 직선 위주의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대형 SUV이다 보니 상당히 크고 웅장한 느낌을 선사한다. 실제로 전장은 국산 SUV 최초로 5미터를 돌파했다. 또한 콘셉트카의 디자인을 대부분 반영해 마치 미래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실내는 비교적 심플한 디자인을 채택했다. 수평을 강조하는 대시보드에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는데 센터패시아에 있는 공조 버튼을 간소화하고 대부분의 공조 기능을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사이로 이동시켰다. 터치 디스플레이 형태로 조작과 현황 확인 모두 가능하다.
대형 SUV인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덕분에 실내 공간이 상당히 넓으며 EV9에서는 2열 시트를 360도로 회전이 가능하게 해 활용성을 높였다. 친환경 차인 만큼 실내에 친환경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
성능은 후륜구동과 사륜구동 두 가지가 제공되며,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부스트 옵션을 추가해 최대토크를 700Nm까지 높일 수 있다. 추후에 고성능 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며 후륜구동, 19인치 휠, WLTP 기준으로 542km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옵션은 12.3인치 계기판,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 V2L,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신규 UI ccNC, e-하이패스, 빌트인 캠 2, 디지털 키 2 터치, 팝업 스티어링 휠, HDA2, 파노라믹 스카이 루프,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2,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 다이내믹 토크 백터링, 전자식 후드 래치, 디지털 센터 미러 등이 있으며, GT 라인에 한 해 레벨 3 자율주행기능 HDP를 선택할 수 있다.
이번 모빌리티 쇼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한다면 KG 모빌리티라고 할 수 있겠다. 수년간 적자에 시달렸던 쌍용차가 KG 그룹에 인수된 이후, 토레스를 성공시키면서 다시 재도약에 성공했으며, 이번 모빌리티 쇼에서 KG 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KG모빌리티관에는 기존에 시판 중인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를 비롯해 렉스턴은 4인승 VIP 쇼카를 선보였으며, 토레스 전기차 모델인 ‘토레스 EVX’를 공개했다. 토레스 EVX에는 전기차 전용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특히 전면에 점선 형태의 주간주행등으로 내연기관에 있던 7분할 그릴을 형상화한 것이 눈에 띈다. 후면에는 태극기의 곤을 형상화한 테일램프가 적용되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실내 디자인이 동일한데, 토레스 EVX는 내연기관 모델과 다른 실내 디자인을 적용했다.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되었으며, 대시보드 센터 트림에는 우드 그레인을 적용해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또한 센터 콘솔이 2층 구조로 변경되었으며, 변속기 형태가 숏 레버 형태로 변경되었다.
스티어링 휠은 내연기관 모델과 동일하지만 수출형에 적용되는 윙 로고로 변경되었으며, 전기모터는 전륜에만 탑재되고 150kW를 발휘한다. 배터리는 73.4kWh 용량의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되어 안정성을 높였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WLTP 기준 500km, 국내 인증 기준 측정 시 420km라고 한다.
그 외 프로토타입 모델도 공개되었다. 지프 코란도의 뒤를 잇는 KR10, 토레스를 기반으로 한 픽업트럭인 O100, 정통 SUV 형태로 마치 허머의 느낌이 나는 F100이 공개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신차를 적극적으로 공개했다. 내연기관차로는 먼저 SL63을 공개했다. AMG가 개발을 주도한 7세대 모델로 감각적 순수미에 AMG 고유의 스포티함을 결합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실내는 아날로그와 최첨단 디지털 요소를 결합한 하이퍼 아날로그를 구현했으며, 4세대 이후 처음으로 2+2 구조를 적용해 실용성을 높였다.
엔진은 4.0리터 바이터보 구조이며 최고 출력은 585마력, 최대토크는 81.5kg.m를 발휘한다.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제로백은 3.6초 만에 끝내며 최고 속도는 315km/h까지 낼 수 있다.
신차는 아니지만 벤츠 코리아 출범 20주년 특별 모델인 G63 K-에디션 20 두대가 전시되어 있다. 무광 레드와 무광 블루가 있으며, 외관 곳곳에 블랙으로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콘셉트카로는 프로젝트 마이바흐가 서울 패션 위크에 이어 서울모빌리티쇼에 전시되었다. 오프로드에 럭셔리를 결합한 모델로, 버질 아블로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버질 아블로가 협업한 한정판 모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80 4MATIC도 함께 전시되었다
전기차는 2종이 공개되었다. 먼저 EQE53 4MATIC은 기존에 시판되었던 EQE의 고성능 모델이며, 최고출력 625마력, 제로백 3.5초를 자랑한다. 외관에는 AMG 전용 디자인이 적용되어 더욱 스포티한 인상을 보여주며, 실내에는 하이퍼 스크린이 적용되어 있다.
EQE SUV는 SUV 열풍과 전기차 열풍에 힙입어 벤츠의 새로운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감이 높은 신차다. 국내에는 EQE 500 4MAITC 단일로 출시될 예정이며 실내와 실외 디자인은 기존에 시판 중인 EQE와 패밀리룩을 이룬다.
BMW는 이번 모터쇼에서 고성능 모델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먼저 M3의 왜건 모델인 M3 투어링이 전시되었다. 고성능과 실용성 모두를 잡은 것이 특징이다. 왜건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세단 모델과 큰 차이는 없다.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XM도 전시되었다. 고성능 M 전용 모델이며 2021년 공개된 XM 콘셉트의 디자인을 많이 적용되어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외관 곳곳에 브론즈로 포인트를 살려 고급스러움을 높였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엔진은 4.4리터 V8 가솔린 트윈터보가 탑재된다. 전기모터까지 합산한 출력은 653마력, 합산 토크는 81.6kg.m으로 강력한 힘 덕분에 제로백은 4.3초에 불과하다. 또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만큼 전기모터로만 주행 가능한데, WLTP 기준으로 80km까지 주행 가능하며, 최고 속도는 140km/h까지 낼 수 있다.
또한 한스 짐머와 공동으로 작곡한 엔진 사운드가 탑재되었으며, 전자식 어댑티브 M 서스펜션, 최대 2.5도까지 작동 가능한 후륜 조향 기능, 액티브 롤 컴포트 기능이 적용되었다.
이번 서울 모빌리티쇼에서는 관람객들에게 생소한 이네오스도 참여했다. 이네오스는 영국의 제임스 래트클리프가 설립한 회사로, 원래 화학 회사였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한국과도 인연이 있는데, 롯데이네오스화학의 지분 50.90%를 이네오스가 가지고 있다. 이후 단종된 1세대 디펜더의 뒤를 잇기 위해 2017년 자동차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후 차량 개발을 거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를 공개했으며 국내에도 진출해 곧 사전 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디펜더 1세대 모델의 뒤를 잇기 위해 제작된 만큼 디펜더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가지고 있으며, 엔진은 BMW와 기술 파트너십을 체결해 3.0리터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을 가져와 탑재된다. 변속기는 ZF 사의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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