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한국 유소년 시스템
이제 변해야 할 시기
지난 30일 전북 현대의 박지성 어드바이저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을 앞두고 미디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박지성은 어드바이저로 부임한 후 지나온 1년 반을 되돌아보며 현재 K리그와 유소년 축구팀이 처한 상황에 쓴소리를 전했다.
그는 “고등학교 선수가 과연 모든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며 “유럽은 고등학생도 프로 선수와 동일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 유소년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렇다면 과연 박지성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예체능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
간담회를 통해 박지성은 “큰 틀에서 바뀌면 안 되는 분야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고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모두 들으며 훈련하는 것이다”라고 한국의 유소년 시스템에 아쉬움을 밝혔다. 이어 “대학 진학이 목표가 아닌 아이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으면 한다”며 예체능 분야를 선택한 이들의 ‘훈련 및 연습 시간 보장’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오랜 해외 선수 생활 및 유럽에서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며 나온 고민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 고등학교 축구부가 프로 선수 스케줄과 같은 스케줄을 소화하며 훈련을 받기 때문. 하지만 한국은 이와 반대로 운영하고 있기에, 박지성은 지금과 같은 시스템이 과연 한국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전북을 시작으로
K리그도 달라져야
박지성은 유소년 시스템뿐 아니라 K리그 프로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프로 팀은 성적이 중요하지만 그 외에도 행정, 구단의 방향성도 중요하다”며 현재 전북에서 유럽 축구 시스템을 어디까지 K리그에 반영할 수 있는지 살펴보며, 전북을 시작으로 다른 구단들도 따라오길 바라고 있다.
K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숙소 합숙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국내 대다수 구단은 숙소를 갖고 있다. 유럽은 이런 시스템이 없을뿐더러 아시아 중에서도 거의 없다”며 어떤 장점을 유지하고, 어떤 단점을 버려야할지 고민해야 할 때임을 주장했다.
빅리그도 고민하는
유소년 축구발전
지난 6월 ‘2022 KFA 아카데미 지도자 컨퍼런스’ 참석 위해 한국을 방문한 거스 히딩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프랑스 같은 월드클래스 국가에서도 유소년 축구발전을 계속해서 고민한다. 한국도 유소년축구에 대해 더욱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에서만 뛰다가 유럽에 갈 경우 축구만 잘해서는 적응하기 어려우니, 네덜란드 리그에서 뛴 후 빅리그로 진출하라”고 조언했다.
박지성 역시 “이강인의 경우 유럽에서 배우고 성장해서 바로 라리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처럼 한국에서 성장한 선수는 네덜란드나 포르투갈 팀에서 적응 후 빅리그에 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성은 최근 영국 스포츠 매체를 통해 맨유 코치로 부임 가능성이 보도된 바 있다. 그가 유럽에서 지도자 자격증 취득한 사실과 맨유에 새로 부임한 텐하흐 감독 및 코치진에 변화에서 나온 소식인데, 이에 대해 박지성은 “지도자 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프로에서 지도자를 할 수 있는 레벨은 아니다. 아직은 지도자 생각이 없다”며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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