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의 한 여성 크리에이터가 생방송 도중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상황은 그대로 송출돼 충격을 더하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SNS 팔로워 21만 명을 보유한 모델 겸 크리에이터 발레리아 마르케스가 괴한에게 총격을 당해 숨졌다.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6시쯤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에 위치한 그의 미용실에서 발생했다. 마르케스는 당시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탄 남성 두 명이 미용실에 도착했고, 이 중 한 명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내부로 들어섰다. 그는 마르케스에게 “당신이 발레리아인가?”라고 물었고, 마르케스가 “네”라고 대답하자 갑자기 총을 꺼내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범인은 다시 오토바이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현지 검찰은 마르케스가 총에 맞아 숨지는 장면이 생방송을 통해 그대로 송출됐다고 밝혔다. 마르케스의 SNS 계정은 사건 다음 날 삭제됐지만, 해당 영상은 이미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범인이 피해자의 신원을 먼저 확인한 점을 근거로 면식범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누군가의 의뢰를 받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사건을 여성 살해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멕시코 내에서 여성 대상 폭력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건 이틀 전에는 베라크루스주에서 집권당 국가재생운동(Morena) 소속 시장 후보 예세니아 라라 구티에레스가 거리 유세 중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는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불과 이틀 사이에 여성들이 표적이 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국제 사회 역시 큰 충격에 빠졌다. 그러나 유엔(UN)에 따르면 멕시코에서는 2001년부터 2024년까지 5만 명 이상의 여성이 살해됐으며, 이 가운데 유죄 판결로 이어진 사건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성에 대한 총기 폭력에 국민적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멕시코 사회는 심각한 경각심과 함께 제도적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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