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점차 현실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사상 최장의 장마와 빈번한 태풍, 폭염, 가뭄, 한파 등으로 피해를 보는 지역이 늘어남에 따라 세계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후 위기의 주적은 이산화탄소(CO2) 등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기체로 지표면에서 우주로 발산하는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 또는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높여 기후 및 생태계의 변화를 초래하는 위험 요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세계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 한편, 전기차, 수소전지차와 같은 친환경차의 보급을 대대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 흐름에 따라 친환경차를 찾는 이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유지비가 낮고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친환경차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자동차 신규 등록 현황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신차 출시 등의 영향으로 6만 8,000대 판매를 기록, 점유율 8.4%를 차지했다. 판매 대수는 지난해 3만 9,000대에서 75.3% 늘었고, 점유율은 4.3%에서 8.4%로 약 2배 상승했다.
이 가운데, 일반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중간 단계 격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 엔진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엔진을 동시에 장착해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연비 및 유해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자동차다. 처음 시장에 등장한 뒤 큰 인기를 누리며 여전히 그 위치를 공고히 하는 중이다.
충전 인프라 부족 등으로 아직 전기차 운용은 부담스럽다는 이들이 많다. 그런 이들에게 하이브리드 차량은 충분히 구매해 볼 만하기 때문에 친환경차 완전 전환에 있어 하이브리드 차량은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큰 관심 이전에 하이브리드 차량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이다.
이 같은 친환경차 전환의 흐름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의 시대가 본격 올 것으로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은 궁극적으로 전기차 성장세를 뛰어넘을 순 없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는 너도나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전기차 완전 전환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어떤 이들은 이미 그런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도 이야기한다. 과연 실제 현장에서도 이를 실감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지난 2022년 KB차차차 장기렌터카를 통해 렌트된 차량 데이터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의 월별 대 수를 비교해본다.
ROUND 1.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총 출고량 비교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KB차차차 장기렌터카를 통해 렌트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2,092대다. 이는 총 렌트 차량 4,420대의 절반 가까운 수치로 하이브리드 차량이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현대 그랜저, 기아 스포티지, 현대 투싼, 기아 K8, 기아 쏘렌토 등이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전기차의 올 한 해 렌트된 차량의 수는 95대다. 본격 렌트가 3월부터 이뤄졌고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모델이 적어 선택에 한계가 많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종이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고 각종 인프라가 확충되는 만큼,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주로 선택받은 차량의 종류로는 현대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제네시스 GV70, 폴스타2 등이 있다.
ROUND 2.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월별 렌트 증가율 비교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의 렌트 대수는 비록, 등락은 있으나 꾸준히 증가세에 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7월 렌트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440대로 이전 달에 비해 170대나 늘었다. 181대 렌트된 1월과 비교하자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하이브리드 차량을 찾는 고객들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의 월별 렌트 대수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수치는 달라도 등락은 유사한 형태를 보였다. 전기차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7월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5월 5대 렌트로 잠시 주춤하는 듯하다 6월 20대를 기록하며 다시 상승했다. 7월에 41대로 가장 많은 렌트 대수를 기록했으며 이는 이전 달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였다.
결국, 하이브리드 차량의 위치는 여전히 공고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친환경차 교두보 역할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차량을 친환경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해외에서 논의 중인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최근 국내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이 폐지될 경우 판매량이 5.2%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친환경차 개별소비세 감면은 일반 신차 구매 시 적용받는 개별소비세 외에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구매하면 100만~400만 원의 추가 혜택을 주는 제도다. 하이브리드는 100만 원을 추가 감면해준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결국 전기차 시장이 얼마나 빨리 성장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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