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치솟는 물가
고소득층도 점심값 부담 느껴
국회의 가성비 구내식당 인기
현재 우리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高 시대를 겪는 중이다. 코로나의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물가는 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른바 서민 식품으로 불리는 라면, 과자 등도 기본 10% 이상 올랐으며, 설상가상으로 폭우로 인해 채소 가격도 급상승했다.
기호 식품이 아닌, 일상에서 소비하는 생필품의 가격이 오르자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직격타를 맞았다. 또한 한동안 호황을 누렸던 주식시장마저 침체기를 맞으며, 금융 시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출을 최대한 줄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급격하게 치솟은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고소득자도 마찬가지였다. 비교적 고소득자가 밀집해 있는 여의도에서는 최근 점심값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저렴한 가격으로 맛까지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구내식당이 연일 화제다.
이런 소비의 흐름을 따라, 최근 국회 박물관의 구내식당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8월 2일 문을 연 국회 구내식당은 ‘가성비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국회 직원뿐 아니라 주변의 회사원까지도 발걸음을 하고 있다.
식권의 가격은 국회 직원은 4,200원, 외부인은 5,500원이다. 최근 치솟은 물가로 인해, 기본 외식비용이 1만 원 전후로 형성되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선이다. 이 구내식당을 이용한 한 직장인은 “근처 밥집보다 가격도 싸고 맛있고 회사와 거리도 멀지 않아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직장인은 최근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업무활동비가 줄어들어서, 점심값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국회의 구내식당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점심값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국회의 구내식당에 모이게 되면서, 현재에는 국회의 직원들도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국회 박물관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것 외에도, 여의도 직장인 사이에서 점심값 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여의도의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변에 저렴한 여의도 식당 있으면 공유해요”와 같이 가성비 맛집을 찾으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또한 점심을 사먹기보다는 도시락을 싸오거나,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하게 때우는 모습들도 자주 보이곤 한다. 회사 인근의 벤치에서 직장인들은 점심을 최대한 간소하게 해결하고 있다. 또한 점심을 아예 생략하기도 한다.
최근 직장인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이른바 ‘짠테크’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짠테크’란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친 말로 최대한으로 소비를 줄여 돈을 모으자는 것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파이어족’이라는 말이 유행하며, 코인 및 주식투자를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트렌드였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하면서, 이러한 열기 또한 사그라들고 있다. 또 계속 오르는 물가에, 이제 사람들은 투자하기보다 지출을 거의 하지 않아 돈을 모으는 방식을 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30 세대에서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짠테크’와 같이 소비를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다. 소비하지 않는 일수는 늘리고, 생필품만 구매한다. 이러한 챌린지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인증을 통해 놀이처럼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청년 세대에서 이러한 ‘무지출 챌린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청년층은 학자금 등의 지출로 고정된 비용은 높은 반면, 고용 불안 등의 요인으로 인해 소득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산 기반을 갖춘 다른 연령대보다 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경향성은 청년층 이외의 취약 계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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