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2조 원대 매각
한화 우선협상자 선정
7조 투입에도 만성적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2조 원대에 인수한다. 대우조선해양은 23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되고, 한화그룹은 이번 입찰로 13년 만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됐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3월 대우조선해양을 6조 4,000억 원대에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노조의 반대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며 인수가 무산됐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매각가는 2008년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다.
2019년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인수하면서 한국조선해양 보통주 8,200억 원어치와 전환상환우선주 1조 2,500억 원어치를 발행해 지급하기로 했다. 측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를 약 2조 7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산은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매각 금액을 높이기보다 빠른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강석훈 산은 회장은 “경영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자력으로 정상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왔다”며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최대 주주(55.7%)인 산업은행은 지난 26일 “한화그룹을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한화그룹은 향후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49.3%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되고, 산은은 지분을 28.2%로 줄일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대규모 분식 회계가 적발되는 등 경영 부실이 심각해졌다. 이후 7년간 7조 1,000억 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했지만, 만성적인 적자는 나아지지 않았다.
올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손실액은 5,696억 원이며 부채비율은 676%에 달한다. 이에 따른 이자 금융 비용만 9,167억 원이다.
향후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인 정상화를 위해서는 추가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 산은 측도 이런 상황을 감안해 한화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도 선수금환급보증(RG) 등 기존 금융 지원 방안을 5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 지원을 계속하는 것이 채권 회수 가능성을 높인다고 판단됐다”고 전했다.
산은은 한화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해두고 경쟁 입찰을 통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입찰자가 없으면 우선매수권을 주기로 했다. 현장 실사 등 후속 절차를 감안하면 12월 초쯤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