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운용하면서 할부 비용 다음으로 가장 부담이 되는 항목은 바로 유류비다. 현재 유류세 25% 인하가 적용되었다지만 여전히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 등을 살펴보면 연비를 높이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나와 있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들도 많이 서술되어 있는데, 아래의 행동들은 실제로 연비 향상에 효과가 없거나 되려 차를 망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첫 번째로 신호 대기 시 변속기를 중립으로 두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아예 P단으로 넣기도 한다. 일단 변속기를 중립으로 두는 것이 연료 소모를 줄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변속기에 가해지는 부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립으로 하나 D를 유지하나 연료 소모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으며, 시내에서 잦은 신호 대기로 정차할 때마다 조작하게 되면 되레 변속기의 내구성이 떨어져 나중에는 아예 고장 나 새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오토 홀드 기능이 있다면 해당 기능을 활성화하고 정차 이후 브레이크를 꾹 눌렀다 놓으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줘 신호 대기하는 동안 발을 편하게 쉬게 할 수 있다. 물론 가속 페달을 다시 밟지 않도록 주의는 해야 한다.
신호 대기 외에도 내리막길에서도 중립으로 변속하는 것이 좋지 않다. 중립에 두면 변속기로 가는 동력을 차단해 연료를 절약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반대로다. 요즘 자동차에는 퓨얼컷 기능이 있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연료를 소모하지 않도록 하는데, 중립에 두면 퓨얼컷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다.
유는 심야 시간이나 아침 일찍 하는 것이 좋다는 말도 많이 알려져 있다. 액체는 온도와 부피가 정비례하는 특성을 가지는데, 액체 분자수는 변화 없기 때문에 밀도가 높아진다. 이런 원리로 인해 온도가 낮은 심야 시간이나 아침에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분자가 함유된 연료를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주유소가 저장하고 있는 연료 탱크는 지하에 꽤 깊숙이 묻혀 있다. 땅속 깊숙이 묻혀 있는 기름탱크의 온도는 기온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온도 변화가 거의 없으며, 밀도 변화도 거의 없다. 심지어 계절의 변화가 생겨도 연료 탱크의 온도 변화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아침 주유할 필요는 없다.
고급유를 사용하면 연비가 높아진다는 말도 꽤 많이 알려져 있다. 뭔가 고급이라는 단어가 연비도 높게 할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지만 고급유는 연비 향상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고급유를 넣는 이유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엔진은 각각의 타이밍에 맞춰 흡기, 압축, 폭발, 배기를 하게 되는데, 엔진이 작동하다 보면 연소가 적절하지 않은 시점에서 일어날 때가 있다. 이때 딱딱 소리를 낸다고 해서 노킹이라고 한다. 노킹은 엔진에 큰 충격을 준다. 연료에 옥탄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수록 노킹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 이 옥탄의 함량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옥탄가인데, 고급유는 이 옥탄가를 높인 연료다. 즉 고급 휘발유는 노킹 방지에 관여할 뿐이지 연비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고급유가 연비에 관여한다는 말이 나온 이유는 몇몇 차들은 고급유가 아닌 일반유를 넣으면 성능 및 연비가 떨어진다는 것 때문이다. 노킹을 방지하기 위해 차가 인위적으로 성능을 낮추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일반 휘발유 차량에 고급유를 넣는다고 연비나 성능이 더 좋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즉 고급유 차량의 성능을 100% 발휘하기 위해 고급유를 넣는다 이해하면 되겠다.
예열을 많이 하면 연비가 좋아진다고 하는데, 학문적으로 봤을 때는 맞는 말이다. 엔진 온도가 어느 정도 높아진 상태에서 연소해야 최적의 효율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차량 운용 과정에서는 예열을 오래 하면 되려 연료만 낭비할 뿐이다.
초반에는 차량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예열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 잠깐 동안의 시간 이후에는 되려 아무 의미 없이 연료만 계속 소모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유해 배출가스도 한자리에서 계속 나온다. 이 때문에 특정 장소에서는 5분 이상 공회전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법도 있다. 요즘 차들은 많이 발전해 겨울철이라도 1분 정도만 예열하면 충분하다.
올바른 연비 향상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차의 무게를 감량하는 방법이다. 트렁크나 실내에 불필요한 짐을 치우고, 연료도 가득보다는 70~80% 정도만 주유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무게를 줄이기만 해도 최대 10%까지 연비가 좋아질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도 주기적으로 체크해 주자. 공기압이 정상보다 낮으면 지면에 닿는 면적이 많아져 저항이 높아진다. 적정 공기압은 운전석 도어 안쪽이나 자동차 메뉴얼에 있으니 참고하자.
연비 향상을 위해서 3급 운전을 하지 말자. 3급 운전이란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으로, 이런 습관은 연료 낭비의 지름길이 된다. 항상 평온한 마음으로, 여유롭게 나와 천천히 운전하는 것이 연료 절약에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인 차량 정비다. 어떤 것이든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없기 마련이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차를 점검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받는 것이 좋다. 고유가 시대, 지혜로운 방법으로 유류비를 절약하는 알뜰한 운전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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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뉴스
10년동안 신호대기때 N단에 사이드 넣고 다리 쉬는데 미션 부하 1도 없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