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
결국 ‘탈당계’ 제출
“내 역할이 없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탈당계를 제출하며 정계 은퇴 절차에 들어갔다.
정치권에 따르면 30일 오전, 홍 전 시장은 배우자인 이순삼 여사를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서울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홍 전 시장의 주소지가 대구로 등록돼 있어 최종적인 탈당 절차는 대구시당과 중앙당의 협의를 거쳐 처리될 예정이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전날 진행된 2차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정치하지 않겠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 조기 졸업했다”며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나 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탈당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정계에 머물 명분도 사라졌다”며 “이제는 추해지기 전에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검사 출신인 홍 전 시장은 1993년 ‘슬롯머신 사건’ 수사로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시키며 스타 검사로 주목받았다.

이후 1995년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 5선, 한나라당 대표, 자유한국당 초대 대표, 경남지사, 대구시장 등 보수 정치의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권에도 세 차례 도전했으며,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자유한국당 후보로 본선에 출마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계파 싸움에서 줄곧 ‘비주류’에 머물렀고, 지난 두 차례 대선 경선에서도 고배를 마신 데 이어 이번에는 결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계 은퇴를 택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은퇴 선언이 과거와 유사한 ‘전술적 후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 전 시장은 2012년 총선에서 낙선한 직후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다”며 은퇴를 시사했지만, 이틀 만에 입장을 번복한 전례가 있다.
한편, 홍 전 시장 캠프에 몸담았던 일부 현역 의원들은 2차 경선 종료 직후 김문수 후보 캠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후보는 홍 전 시장의 탈당 소식이 전해진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당원도, 국민도 아직 홍준표를 믿고 있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김 후보는 “정계 은퇴, 지금은 아니다”라며 “보수당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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