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클럽 밀집 지역서 몸살 증상
‘여름 감기’ 레지오넬라균 추정
실내 온도 낮추고 환기 자주 해야
강남 일대 클럽에 다녀오고 난 뒤 일명 ‘강남 역병’에 걸렸다는 사람들이 있어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최근 ‘클럽 365’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몸이 아파 괴롭다는 게시물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강남의 한 클럽에 다녀왔다는 A씨는 “클럽을 다녀온 뒤 급격하게 몸 상태가 나빠졌다. 독감 같다”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작성했다. 마찬가지로 B씨도 클럽 방문을 밝히며 “열과 식은땀이 나고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프다”고 글을 적었다.
이들 모두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거나 어지럼증 및 근육통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증상 발현자들은 혹시나 싶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음성이라고. C씨는 “코로나19보다 심하다. 열이 펄펄 끓는 것은 기본이고, 코도 막히고 목도 매우 아프다”고 토로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남 역병’에 대해 만약에 한 클럽 안에서 계속 같은 환자가 발생한 거라면 클럽 안 에어컨 등 냉방시설의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아 ‘레지오넬라균’이 퍼진 확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 냉방설비용 냉각탑 수조에 서식하고 있다가 에어컨을 가동하면 건물 전체로 퍼져 나가는 박테리아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을 공격한다. 흡연하는 사람이면 감염위험이 비흡연자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고 사람 간의 전염은 이뤄지지 않는다.
몸살 감기와 비슷하지만 치료를 미뤘다가는 폐렴으로 쉽게 진행될 수 있다고 한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레지오넬라균을 방치해 폐렴으로 진행될 경우 치사율이 39%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또 강남 클럽이냐”, “강남 클럽 그냥 다 문 닫았으면 좋겠다”라는 클럽을 질책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전염성 없고 본인만 아프다고 하니 클럽 간 사람들 너무 욕하지 맙시다”, “’강남’이라고 지역명 붙여버리면 주변 음식점, 편의점 같은 자영업자분들까지 피해보지 않을까” 등의 지나친 비난을 말리고 지역상권을 걱정하는 댓글도 있었다.
한편, 강남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클럽을 보유한 지역구로 유명하기 때문에 ‘강남 역병’ 전개 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계속 나오는 만큼 지자체는 시설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강남구청은 “우선 관련된 클럽 관계자에게 에어컨 등 냉방장치 위생 관리에 유의하라고 요청하겠다”고 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덥다고 에어컨을 세게 틀지 말고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이하로 유지하라”고 당부했다. 실내를 자주 환기하고 에어컨 필터로 1~2주에 한 번씩 청소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손과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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