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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월급때문만 아니었다”요즘 2030세대 공무원이 떠나는 현실 이유

권다울 기자 조회수  

MZ세대 공무원 이탈 증가
3년 만에 2배 증가한 원인
저연봉, 고강도 업무, 문화 등

출처 : 익산시

공무원은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언제나 인기 직종이었다. 고시에 합격해야 하지만, 안정적이고 적지 않은 노후 연금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공직을 떠나는 새내기 MZ세대 공무원이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인사혁신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재직 기간 1년 미만 공무원 퇴직자가 지난해 3,064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자발적 퇴직자들이다.

이는 지난 2020년 1,538명에서 2배가량 뛴 수치다. 2년 미만 퇴직자로 범위를 넓혀도 2019년 3,225명에서 전년 6,136명으로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출처 : 뉴스1

이들이 떠나는 이유로 ‘적은 월급’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9급 공무원 1호봉 월급은 177만 800원이었다. 일반 사기업에서 근무하면 2023년 시간당 최저임금인 9,620원을 적용해 월 약 201만 원을 받는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구나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2020년 90.5%에서 2021년 87.6%, 2022년 82.3%로 매해 줄어들고 있었다.

보다 못한 인사혁신처는 보수 관련 개정안을 내며 연봉을 인상했다.

올해 9급 초임 공무원 보수는 연 3,010만 원(월평균 251만 원)으로 작년(2,831만 원)보다 6.3% 올라갔다. 9급 초임 연봉이 3,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 : 세종시

급한 불은 끈 것 같지만, 실제 공무원들의 진짜 면직 사유는 월급이 아니었다. 이들은 ‘고강도 업무’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컸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전직 공무원은 “공무원 생활을 할 때 공황장애를 앓았다”며 “민원인에게 욕을 먹는 건 기본이고 하루는 민원인이 흉기를 들고 찾아온 적도 있었는데 그 때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다는 게 힘들었다.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보는데 너무 불쌍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이 지난해 12월 공무원 1,8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은 최근 6개월간 혼잣말 욕설 등 폭언(88.9%)을 경험했다. 반복 전화(85.8%), 장시간 전화(85.4%), 인격 모독(80.8%) 등도 공무원이 자주 경험하는 악성 민원 사례로 꼽혔다.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고강도 업무 역시 면직의 원인이었다. 폭우나 폭설 등 자연재해 시 발생하는 비상근무와 주말 행사 동원으로 오는 피로감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 없는 삶을 원치 않는 것.

경직된 조직문화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 공무원은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일부에선 여전히 보고서 양식을 깐깐하게 따지고 있으며 장시간 회의도 잦은 편”이라며 “지나치게 형식적인 문구 따지는 일이나 회의 시간만 줄여도 삶의 질이 훨씬 좋아질 것 같다”고 전했다.

출처 : 뉴스1

행정 전문가들은 “수직적이고 폐쇄적인 공직사회 구조를 바꾸고 악성 민원에 단호히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일부 지자체에선 구체적인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인사철 떡 돌리기 자제, 연가 사용 눈치 주기 자제, 계획에 없는 회식 자제, 비상 연락망 전 직원 공지 자제 등 4대 근무 혁신 방침을 내세웠다.

강원 동해시는 ‘회식은 술’이라는 고정 관념에서 탈피해 맛집 투어, 영화관람 등 참신하고 다양한 회식문화를 도입해 세대 간, 직원 간 소통하고 화합하는 자리로 개선을 꾀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청년 공무원 주니어보드’, 부산시교육청 ‘소통간담회’, 울산시 ‘청년혁신리더’ 등 명칭만 조금씩 다를 뿐 모두 젊은 세대들의 고충을 솔직하게 듣고 불합리한 조직 문화를 개선할 프로그램을 짰다.

권다울 기자
fv_editor@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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