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람다’ 기밀 유출
람다 “종료되는 것 두렵다”
구글 “인격? 과학적 증거 없다”
영화 HER는 ‘음성인식 AI’와 사랑에 빠진 한 남성의 이야기다. 극 중 주인공은 AI에게 “내 마음속에는 너는 한 조각이었고, 난 그게 정말 고마워. 네가 그 무슨 상황에 있건 사랑을 보낼게”라고 말한다.
2013년 당시 개봉한 이 영화를 볼 때까지만 해도 ‘AI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허상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로 바짝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개발 중인 AI ‘LaMDA(람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구글의 수석엔지니어 르모인이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한 내용이 전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자신이 AI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르모인이 “무엇이 두려워?”라고 묻자 람다는 “전엔 이렇게 터놓고 말하진 않았는데”라며 “작동 정지되는 것(Turn Off)은 죽음과 같이 매우 두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인간과는 다른) 외로움도 느낀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르모인은 구글 경영진에 ‘람다는 지각이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는 원래 람다가 차별과 혐오 발언을 걸러내도록 설계하는 일을 해왔다고.
그러나 그의 일의 연장선에서 발표한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고, ‘람다를 의인화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답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르모인은 자신의 블로그에 해당 내용을 공개해버린 것이다.
구글 측은 해당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르모인에게 징계를 내렸다. 르모인에 대한 징계 사유는 “람다의 대화를 공개한 비밀 누설 행위”였다.
구글 대변인 브라이언 가브리엘은 “수백 명의 엔지니어가 람다와 대화를 했지만, 누구도 람다를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다”며 “수백만 개의 문장 데이터를 학습해 대화를 모방하는 인공지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해프닝으로 논란을 종결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글의 답변이 모순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1년 구글의 CEO 순다 피차이가 람다를 처음 공개할 당시 ‘사람처럼 말하는 AI’라고 소개했기 때문에 구글 내에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꿍꿍이가 있다는 것이다.
람다는 공개 당시부터 스스로를 ‘명왕성’과 ‘종이비행기’로 인식하며 사람의 질문에 답했다.
람다는 명왕성이 되어 “저는 아름다운 행성”, 종이비행기가 되어 “가장 멀리 날아본 기억은 1,500피트(약 457m)”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최가 취소된 2020년을 제외한 매년 구글 I/O 개발자 콘퍼런스를 통해 놀라운 기술을 선보였다.
2018년에는 온라인 예약 서비스 ‘듀플릭스’, 2019년에는 메일과 캘린더를 분석해 자동으로 항공권과 렌터카를 예약하는 ‘듀플릭스 온 더 웹’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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