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만 되면 찾아오는 장마철, 장마철에는 빗길 운전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커진다. 이런 빗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에는 다양한 안전 사양이 탑재되어 있다.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먼저 첫 번째는 긴급 제동 시스템이 있다. 장마철 폭우가 내릴 때는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데, 이때 앞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긴급 제동 시스템은 전방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를 통해 앞의 차량을 감지하는데, 전파를 활용하기 때문에 전방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도 앞 차량 감지가 가능하다. 다만 제동 과정에서 빗길에 밀릴 수 있으니 스티어링 휠을 꽉 잡자.
장마철에는 강우량 변화의 폭이 크다. 비가 적게 오다가 갑자기 많이 오는 경우가 있다. 레인 센서는 강우량을 감지해 와이퍼 작동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이 기능 덕분에 운전자는 와이퍼 작동 속도에 신경 쓰지 않고 운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레인 센서는 적외선이 유리창에 부딪혀 다시 센서로 돌아오는 사이의 파장을 감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ABS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으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으면 바퀴가 멈추게 되는 락업 현상이 발생한다. 다만 바퀴만 멈출 뿐이지 차는 관성에 의해 계속 앞으로 이동한다. 이에 따라 차가 계속 밀려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스티어링 조작을 해도 제어하기 어려워진다.
ABS는 락업이 걸렸다는 것을 감지해 제동력을 살짝 풀어 바퀴를 돌려준 후 다시 제동력을 높여 바퀴를 다시 잠가주는 것을 반복해 미끄러지는 현상을 줄여준다. 즉, 위의 긴급 제동 시스템과 시너지를 일으킨다. 2012년 8월 16일 이후 ABS 장착이 의무로 정해졌다. 다만 ABS는 보조 장치일 뿐이므로 맹신하면 안 된다.
ESP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로 제조사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차량에 장착된 각종 센서가 차량 움직임을 초당 수십 번 혹은 그 이상 감지해 모니터링하는데, 빗길에서 미끄러짐이 감지될 경우 엔진 출력과 제동 시스템 등을 스스로 제어해 차체를 잡아준다.
기본적인 원리는 ABS와 비슷하며, 2015년부터 완전히 의무화되었다. 다만 눈길이나 진흙 길에 빠졌을 경우 이 기능이 탈출에 방해가 되므로, 일시적으로 꺼야 한다. 이때를 대비해 모든 차량에는 ESP 기능을 꺼주는 버튼이 있다. 물론 탈출 이후에는 다시 ESP를 켜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이 빗길에서 안전 운전을 도와주는 몇 가지 장치가 존재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 기능일 뿐 이를 맹신하면 안 된다. 기능 맹신은 오히려 교통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차량 점검을 철저히 하고 안전 운전을 하는 것이 사고 예방에 더 큰 도움이 된다.
먼저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해주자. 타이어 공기압이 권장 수치보다 낮을 경우 수막현상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또한 비가 오지 않더라도 스탠딩 웨이브 현상으로 인해 파열될 수 있으니 공기압 체크 후 부족하다면 보충해주자. 또한 트레드를 점검해 마모가 많이 되었다면 교체해주자.
그다음으로는 와이퍼와 전면 유리를 점검하자. 레인 센서가 작동해도 와이퍼 상태가 좋지 않으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 와이퍼 블레이드를 확인한 후 찢어지거나 경화된 부분이 있다면 교체해주자. 또한 전면 유리에 생긴 유막 역시 시야 확보에 방해가 되므로 유막 제거제를 활용해 유막을 제거한 후 발수 코팅제를 올려주면 좋다.
등화 장치도 점검해줘야 한다. 안 그래도 시야가 제한되는 빗길에서 등화까지 점등하지 않는다면 다른 차가 내 차의 존재를 알아채기 어렵다. 또한 나 자신도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워진다.
빗길 운전에서는 제한 속도의 20~50% 이하로 감속하여 운행하는 것이 좋다. 감속 운행을 하면 미끄러질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으며, 전방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기 용이하다.
또한 올바른 등화 사용도 중요한데, 전조등과 안개등을 켜야 한다. 상향등은 공기 속 수증기가 난반사를 일으켜 전방을 뿌옇게 만들며, 마주 오는 차량에 심한 눈부심을 일으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비상등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말자. 저속으로 운전한다고 항상 비상등을 켜고 다니는 운전자가 있는데, 시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생겨 정차한 것인지, 아니면 비상등을 켜고 저속으로 주행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릴 수 있다. 또한 비상등을 켜고 주행하다보면 운전자 자신이 비상등을 켰다는 사실을 망각하게 될 수 있는데, 이때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로변경해도 상대차 입장에서는 차로변경 사실을 알아채기 어렵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은 동시에 작동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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