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영세상인 돕는 ‘맛있는 제주만들기’
올해 10년째 애착 사회공헌활동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시민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시민들은 어느 지역의 자영업자로 알려졌다. 그가 지역 주민과 친근한 모습을 보였던 이 동네는 전부터 특별히 아낀다는 곳, 제주였다.
얼마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부진 사장이 지난 3일 제주신라호텔에서 ‘맛있는 제주만들기(이하 맛제주)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을 당시 사진이 공유됐다.
이날 행사에서 이 사장은 그간 프로그램에 참여한 식당주와 그 가족 등과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손에 쥐고 노래를 불렀다. 선곡은 밴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로, 행사 참석자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거나 박수를 치는 등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맛제주 9호점 ‘해성도뚜리’ 김자인 대표 자녀가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맛있는 제주만들기’란 호텔신라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이다.
제주 지역 영세 식당의 재기를 지원하고자 마련한 상생 프로젝트로,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호텔신라 임직원들이 제주에서 별도의 조리사 없이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해 서비스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운영 관련 노하우를 전수한다.
호텔신라가 제주를 선정한 건 단순히 제주 호텔신라가 있는 지역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프로젝트 기획 당시 호텔신라는 자영업자의 폐업 문제에 주목했다. 전국 신규 창업자 100만명 가운데 폐업한 자영업자가 80만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음식점이 93%로 폐업률 1위였다. 특히 제주도 음식점 폐업률은 전국에서도 최상위권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2014년 열린 프로젝트 1호점 재개장식부터 직접 참석하곤 했다.
1호점 ‘신성할망식당’의 주인 박정미씨는 딸이 오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자 상실감에 빠진 가운데 그동안 병원비로 사용된 대출금을 갚기 위해 남편이 일용직을 전전하는 등 절망적인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사연이 함께 전해지며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첫 번째 도움을 시작으로 하나 둘 선정 식당을 늘려가던 프로젝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던 바 있다.
2020년 호텔신라는 대면 봉사가 어려워지자 맛제주 식당주들이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매주 식당별로 위생, 서비스, 시설 안전 등 점검을 정례화하고 기존 메뉴 업그레이드 또는 신메뉴를 개발해 왔으며, 영업의 기본인 수저와 물컵, 앞치마 등 기본 물품은 일괄적으로 제작해 제공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어느덧 25호점까지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이부진 사장은 25호점 ‘동문칼국수’ 재개장식에도 나타나 새롭게 출발하는 식당 대표를 격려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재기에 성공한 맛제주 식당주들은 다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자발적인 봉사모임을 만들어 활동하며 사회 공헌활동의 선순환을 이루고 있다.
맛제주는 2015년 제10회 자원봉사자의 날을 기념해 진행한 전국자원봉사자 대회에서 기업 부문 최고 영예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지자체와 협업한 사회 공헌활동 성공사례로 알려지면서 제주 외 타지방에서도 벤치마킹 문의가 이어졌고 강원도의 한 단체에서 맛제주를 벤치마킹해 지역 식당을 재개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부진 사장은 폭설에 발 묶인 여행객들에게도 무료로 숙박을 제공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 폭설로 제주공항 여객기가 수백 편 결항했다. 이에 신라스테이 제주는 ‘뜻밖의 행운’ 프로모션으로 투숙한 객실에 하루 더 숙박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다고 한다.
이 프로모션은 프로모션은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나 자연재해로 항공편이 결항하는 경우, 출발하지 못한 전일 투숙객들에게 무료 1박과 2인 조식을 제공한다.
2015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비행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고객을 배려하기 위해 직접 신라스테이 대표에게 제안하면서 생긴 프로모션이라고 한다.
신라스테이는 호텔신라 소속의 삼성그룹 비즈니스호텔 체인이다. 이부진 사장의 지시로 2011년부터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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