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늘어나는데 주차공간은 그대로인 주차난 시대에, 심심찮게 차주들의 분노를 유발하는 것이 바로 물피도주다. 양심 속이는 물피도주, 그 예방법과 사고 후 조치에 대해 알아보자.
물피도주란 주차된 차량을 파손하고 적절한 조치 없이 그 장소를 떠나버리는 행위로, ‘주차장 뺑소니’라고도 하며 법적 용어로는 ‘사고 후 미조치’라 한다. 2017년 6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없는 경미한 교통사고라도 피해자가 연락처를 남기지 않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처벌받을 수 있다.
상처가 작다고 안 아픈 게 아니야.. 주인 가슴 찢어지는 스크래치
차량 간 간격이 지나치게 좁거나, 주차구역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주차했을 때, 자주 발생하는 유형의 사고가 문콕이다. 물피도주 처벌이 어려운 이유는, 피해 발생 직후에 피해 상황을 인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문콕처럼 작은 스크래치 같은 경우는 매일 유심히 차량을 체크하지 않는 이상 알아채기가 어렵다. 그러니 차량을 주차한 직후와 차량 탑승 직전에 잠깐이라도 문이나 범퍼, 자동차 후면 등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빠른 피해 보상에 도움이 된다.
앞서 말했듯, 물피도주는 초기 발견이 어려워 처벌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외에도
CCTV사각지대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시동이 꺼짐과 동시에 블랙박스가 꺼지는 경우
물피도주 처벌 정도가 약해서 운전자가 다른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도주하는 경우
에도 처벌이 어렵다. 물피도주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선, 피해 차량의 번호판이 찍힌 영상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증거 확보를 위해서는 CCTV와 블랙박스의 역할이 주요한데, 간혹 사각지대에 주차된 차량 사고는 증거를 수집하기가 곤란하다.
또, 블랙박스를 시동이 꺼지고 주차모드로 변경 시 녹화를 멈추도록 설정한 경우엔 증거 수집이 어렵다. 보통 배터리나 메모리 문제로 블랙박스 녹화를 설정해 놓는 방식이 다양한데, 주차가 복잡한 지역에 차를 둬야 하는 일이 많은 차주라면 블랙박스는 상시 녹화로 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블랙박스 메모리를 주기적으로 백업하는 습관도 가해자 검거에 도움이 된다.
현행법 상, 물피도주 가해 운전자에게는 20만 원 이하의 범칙금과 벌점 25점이 부과된다. (고의성 인정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의견들이 있다. 만약 피해 차량이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경우, 더 무거운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면하기 위해 물피도주를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피도주 피해를 한 번 당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물론, 증거를 수집해야 하는 과정도 꽤나 번거로워서 물피도주에 대한 처벌을 더 엄격히 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기도 한다.
- 먼저 파손 부위 및 훼손 정도의 확인이 필요하다.
상세한 사진과 예상 가능한 피해 발생 시각을 기록해두는 것이 좋다. - 그 다음은 증거 영상의 수집이다.
차량 블랙박스, 주차장 혹은 사고 발생지역의 CCTV를 확인해 피해차량의 번호판이 찍힌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규모의 주차장은 의무적으로 선명한 화질의 CCTV를 설비하도록 주차장법에 명시되어 있으니 만약 공용주차장이나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확인해 봐야 한다. - 증거 수집 과정 전후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개인의 역량으로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는 경찰서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 물론 빠른 사고 처리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경찰의 권한으로 사고 현장 근방에 주차 되었던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나 접근이 어려운 CCTV영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범인이 잡힌다면 보험 문제 합의 및 보상이 이루어진다.
물피도주로 입은 차량에 대한 보상은 가해자에게 전부 받을 수 있다. 다만, 본인이 불법주정차를 했거나, 주차구역에서 벗어나 주차했다면 주정차 과실이 발생할 수 있다.
양심주차 하기
물피도주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불법주정차나 2중 주차를 하지 않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된 차량에 사고가 나면 가해자의 과실 비율이 현저히 낮아진다.
내 차 여기 있다고 알리기
주차를 할 때 코너나 사각지대보다는 CCTV에 잘 노출되는 곳에 주차하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야간 주차시에도 너무 어둡지 않고 가로등이나 실내등이 있는 곳 주변으로 주차하는 것이 사고 발생 후에 대처에 용이하다.
블랙박스 활용하기
블랙박스의 관리도 중요하다. 블랙박스의 상용화로 도로 위의 무법자들도 자유롭지 못한 시대가 되었다. 차량 블랙박스가 꺼져 있진 않은 지 자주 확인하고, 물피도주 같은 경미할 수 있는 충격에도 반응하도록 민감도를 조절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블랙박스 자료들을 주기적으로 백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차 타고 내릴 때 육안으로 점검하기
마지막으로 눈으로라도 항상 차량을 점검하는 습관을 갖자. 작은 흠집이라도 어디서 그랬는지, 어쩌다 그랬는지 모른다면 낭패감이 든다. 자신의 과실이 아닌 게 분명한 상해를 발견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물피도주를 의심해보고 사고 후 대처 과정을 따라야 한다.
내 차 귀한 줄 알면, 남의 차도 귀한 줄 알자. 아무리 작은 흠집이라도 본인의 과실이라면 적절한 연락 조치를 취할 줄 아는 성숙한 운전자가 되어야겠다. 당신도 결코 물피도주의 피해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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