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조 원짜리 트위터 인수 무산
‘가짜계정’ 규모 두고 설왕설래
‘이자 부담 증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괴짜 부자’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무산됐다. 그는 지난 4월 트위터를 57조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큰 화제를 낳았지만, 결국 인수를 철회하면서 법정으로 싸움이 번졌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무산은 그의 변호사를 통해서 알려졌다. 그의 변호사는 “트위터가 의무 계약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종료했다. 단 3개월 만에 57조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는 수포로 돌아갔다.
문제가 되는 지점은 머스크의 트위터 ‘스팸 계정’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스팸 계정(가짜계정)이 생각보다 많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트위터는 머스크에게 “가짜계정이 5% 미만”이라고 주장했지만, 머스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계약 의무 위반으로 인해 인수계약을 종료했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가짜계정 문제는 트위터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였다.
4년 전인 2018년에는 트위터 가짜계정 논란이 불거진 끝에 트위터가 전체 계정 가운데 6%가량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룻밤에 팔로워 34만 명 정도가 사라지는 등의 해프닝도 있었다.
가짜계정은 트위터의 ‘광고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따라서 이 내부정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싶어한 머스크와 위험부담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트위터의 갈등이 결국 파국으로 치달은 것이다.
물론 머스크의 인수 철회가 완전히 예상 불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동안 머스크에게 수많은 문제들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일론 머스크는 약 440억 달러(57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마을 광장’을 건설해 “6년 안에 트위터 매출을 5배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다.
머스크가 합의한 금액 중 130억 달러는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125억 달러는 테슬라 지분을 담보로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가 나오면서 금리 인상과 함께 트위터, 테슬라가 포함된 나스닥(미국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인수 체결 당시 1만 3천 선을 유지해왔던 미국 주식시장은 현재 1만 1천 수준까지 10% 넘게 급락했다. 이 가운데 인수 금액의 절반 이상을 대출로 실행하려던 머스크가 금리 인상 앞에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트위터 인수라는 머스크의 꿈은 현실의 벽 앞에 무너졌다.
한편 트위터도 이대로 가만히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선 트위터는 머스크를 상대로 ‘계약을 이행하라’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계약이 취소되면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머스크는 그조차도 이행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조 단위’의 돈이 오가는 법정 소송으로 번지면서 그 결과에 대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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