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로 떠오른 ‘마스크’
환경 오염 막고자 제품 개발 뛰어들어
출시와 동시에 50만 건 계약 달성
100% 국내 제작으로 국위선양 노려
코로나19 시대의 필수품 마스크가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떠올랐다. K80 이상의 일회용 마스크는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 부직포로 만들어졌다. 지난 6월 30일까지 공급된 공적 마스크 물량이 약 8억 장에 달하니, 이 중 1%라도 부적절하게 폐기된다면 전례 없는 환경 오염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고민을 똑같이 경험한 이가 있다. 그는 일회용품 사용 금지 운동이 확산되는 중에도 마스크만 예외가 되는 분위기에 의아함을 느꼈다. 건강과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마스크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투반산업 이승현 대표를 만났다.
◇ 출시와 동시에 150만 개 납품 계약
일회용 마스크는 개봉 후 약 8시간 사용할 수 있다. 전 국민이 하루에 1개씩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계산하면 버려지는 마스크 개수만 상당하다. 부직포, 비닐 코팅 등 재활용조차 불가능해 자연스레 환경 오염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한때 품귀 현상을 빚었던 몸이 어느새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마스크에 내장된 필터는 외부면과 내부면의 수분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 잡컴퍼니
에어웰 마스크(https://bit.ly/3vSYXZh)는 감염 우려는 최소화하고 환경 보호 효과는 극대화한 제품이다. 특허받은 4중 구조의 초미세 섬유 필터 ‘에어웰’로 유해 물질과 비말을 차단은 물론, 항균 기능도 우수하다.
“마스크에 접목한 에어웰 필터의 사이즈는 0.5~0.7㎛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달하는 비말(5㎛)보다 현저히 작아 감염 위험을 낮춰주는 원리죠.” 안쪽은 인견을 더해 각종 세균 감염까지 막았다. 탄탄한 소재 때문에 10회 이상 세탁해도 한 달은 끄떡없다.
마스크 대란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에어웰 마스크는 출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몰에서 품절을 겪었다. 판매를 시작한 지 채 한 달도 안 됐을 때 계약한 물량만 50만 개에 달한다. 안정성과 위생성, 그리고 경제성까지 고려한 덕분이다.
– 마스크 개발 계기가 궁금하다.
“투반산업은 에어웰 소재를 개발해 창호와 에어컨 필터를 주로 생산해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으로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일회용 마스크로 인한 쓰레기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으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에어웰을 이용해 직접 다회용 마스크를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 미세먼지 심각성 느끼고 해결책 찾아 나서
환경과 안전. 이 두 가지는 이승현 대표가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다져온 가치다. 그는 졸업 후 LG 화학 건자재 부분(현 LG 하우시스)에 입사했다. 건축 자재 영업부터 사업 아이템 기획 등 10년간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사업을 체계적으로 배워나갔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도약보다 판매 실적을 더 중시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유독 건축 분야에서만 우리나라가 1등이라는 인식이 약합니다. 한국의 기술력을 통해 작은 제품이라도 최고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래서 ‘투반산업’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창업 아이템은 건축자재였다. 직장 생활로 쌓은 네트워크로 건축자재 납품을 시작했다. 이제 막 문을 연 기업의 손을 잡는 곳은 적었지만, 그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작은 기업과 관공서로 눈을 돌려 사업을 확장해갔다. 이후 공장을 세워 대기업 창호 제품 생산에도 나섰다.
– 제품 개발에 뛰어든 이유가 무엇인가
“유통과 생산 과정에 모두 경험을 쌓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젠 직접 제품을 개발해도 좋을 거라는 판단이 들었죠. 이때 막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릴 때라 건설 업계에서도 환기 장치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환경과 건설 자재를 결합한 제품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안타까운 개인사도 제품 개발 시기를 앞당겼다. 지난 2018년 건강했던 그의 아버지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병 때문이었다. “아버지께서 충남 보령에 머물고 계셨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곳이 유명하죠. 미세먼지와 매연이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앗아간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에 개발에 속도를 냈습니다.”
◇ 관공서와 대기업이 러브콜 한 제품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미세먼지 방진망 ‘에어웰(https://bit.ly/3vSYXZh)’이다. 분진포집률이 98%에 달하는 초미세섬유방진망이 미세먼지를 막는다. 반면 빛과 공기는 그대로 통과해 문을 닫고 있어도 환기가 된다. 창문에 마스크를 씌운 셈이다.
– 왜 창호에 접목하게 됐나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의 절반 이상을 실내에서 보냅니다.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트는 경우가 많죠. 그러나 이렇게 되면 공기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에어웰은 조금 더 건강한 실내 환경을 위해 만든 제품입니다.”
에어웰이 등장하자 전국 어린이집과 학교, 관공서로부터 문의가 빗발쳤다. 건설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의 기본 사양으로 에어웰이 제공되기도 했다. 계속된 관심으로 출시한 해에만 30억 원 계약에도 성공한다. 이승현 대표는 그 인기에 건강을 향한 소비자들의 열망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는 곧 투반산업이 코로나19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됐다. 면마스크에 에어웰 초미세섬유필터를 결합한‘에어웰 마스크’를 출시했다. 이미 바이어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 공장 앞에 2~30명의 사람이 유통을 위해 줄을 설 정도였다.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인력을 제공하겠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승현 대표는 앞선 유혹에도 국내 원자재와 국내 제조만을 내세우고 있다.
“에어웰 마스크는 모두 수작업입니다. 원단 재단부터 연결, 포장까지 다 사람의 손을 거치고 있죠. 보통 한 사람당 200개 정도를 제작하는데요. 저는 이 생산 과정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환경과 안전을 넘어 사람을 위한 가치까지 실현하는 거죠. MADE IN KOREA의 제품력을 세상에 알리는 기회로도 삼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해외 주문도 꾸준하다. 프랑스 Clinique-aufrery 병원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와 호주 등 세계 각지에 에어웰 마스크가 납품되고 있다. 루이비통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5,000장을 주문해서 납품했다.이승현 대표는 “수출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상태다.”라며, 해외 판매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국위 선양에도 보탬이 될 예정이다.
“창업 전 생각 한 아이템이 미래까지 지속 가능한지 먼저 살펴야 합니다. 다음엔 자신이 뛰어들고자 하는 분야의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공한 사람이 몇 명인지, 어떻게 성장한 건지 그 요인을 철저하게 파악해야 실패에서 멀어질 수가 있죠. 나아가 의미 있는 일에 대해서도 고민한다면 어려움에 직면해도 씩씩하게 이겨낼 것 같습니다. 큰 꿈을 갖는 것도 좋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사소한 디테일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창업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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