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이 중단된 올드카들을 개조해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있다. 부품도 찾기 어려운 옛날 차들을 수고를 감수하며 개조하는 이유는 바로 ‘뉴트로’ 감성을 찾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뉴트로’는 꾸준히 화제성 있는 키워드로, NEW와 RETRO를 합친 합성어다. ‘복고’라 불리는 옛것을 그리워하는 감성에 현대적인 감성이 섞어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하는 경향을 말한다.
길게 보면 2000년 후반까지만 해도 부모님 혹은 웃어른의 차를 얻어 타면 보였던, 이제는 사라져버린 옛날 자동차의 옵션 아닌 옵션들에 대해 알아본다.
창문을 올리고 내리는 수동 개폐 장치로 일명 ‘닭다리’라고도 불렸다. 요즘엔 창문을 여닫는 버튼이 터치식으로도 되어있지만, 옛날에는 레버를 돌리는 형식으로 창문을 열고 닫았다. 사람 힘으로 돌리는 정직한 기계식 구조기 때문에 잔고장 날 일도 별로 없었다.
저 멀리 톨게이트가 보이면 그때부터 돌리기 시작해야 한다는 농담도 있었다. (하이패스도 없던 시절에는 요금소마다 서야 했다) 그 옛날 운전자들은 닭다리를 돌리며, 주차권을 입에 물고, 수동기어를 변경하는 멀티태스킹이 일상이었다.
재떨이와 시가잭은 기본 중의 기본 옵션이었다. 지금은 그 자리를 내비게이션 전원이나 USB 포트 혹은 핸드폰 충전기가 차지했다. 현재는 흡연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국가적으로도 권장하지 않는 추세라 제조사들이 시가잭과 재떨이를 다른 장치로 대체하고 있다. 비흡연자라면 재떨이에 동전을 가득 채워 놓기도 했다.
블루투스도 와이파이도 없던 시절, 운전자들의 낙은 라디오를 듣는 것이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 라디오를 수신해 주는 긴 안테나가 자동차마다 달려 있었다. 지금도 안테나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을 위해 짧은 샤크안테나를 적용하거나 유리에 내장하고 따로 증폭기를 장착하는 형태다.
튀어나온 안테나는 음질이 깨끗하지 않고 파손 또한 잦았지만, 당시에는 나름 고급 옵션처럼 보이기도 했다. 시동과 동시에 자동으로 올라오는 안테나를 보면서 고급차는 다르다고 감탄했던 시절이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도 없던 때에는 차마다 카세트 플레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다.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즐비하던 음반 판매코너는 각종 메들리 테이프들을 빼곡히 진열해 시선을 끌었다. 베스트셀러 메들리 테이프 하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도 심심할 걱정은 없었다. 이제는 카세트테이프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져서, 앞뒤 면 뒤집어가며 듣던 카세트 플레이어 감성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근래 나온 차들은 차의 속력을 감지해 일정 속력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하지만, 옛날에는 도어락도 수동이었다. 일일이 누르고 뽑아, 문을 잠가야 했다. 운전자가 전체 차 문을 일괄적으로 잠글 때도 수동 도어락이 올라왔다 내려가면서 ‘철컥’하는 소리를 내곤 했다.
자동차 리모컨이 없었을 때는 문을 열쇠로 잠그는 것이 귀찮아 도어락을 미리 내려놓고 하차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그러다 키를 두고 내리면 낭패였는데 최근에는 키가 안에 있으면 문이 잠기지 않도록 설정되어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그 외에도 전지 크기의 전국 지도, 방향제 대신 대시보드 위에 놓던 모과, 손뜨개 카시트, 선바이저 위에 달던 CD 꽂이, 수동 기어 등등 이제는 볼 수 없는 요소들이 많아졌다. 현시점에서 곧 내연기관 차량도 사라질 것이라 전망하는 만큼 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당연한 자동차 속 요소들 중 나중에는 무엇이 사라지게 될지 그래서 어떤 것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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