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진학 열풍’ 현상
전문직 중에서도 고소득 직군
가장 돈 많이 버는 진료 과목은?
의사는 예부터 우리 사회에서 선망의 직업이었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소득이 보장되기에 매번 희망직업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최근 정부가 내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기로 하면서 의대 진학은 물론 뒤늦게 의사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입시업계에 따르면 정부에서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2천명 늘려 총 5천507명을 뽑겠다고 발표한 직후 학원가에 의대 재수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는 “현직 초등학교 4년 차 교사도 학교에 다니면서 재수하겠다고 문의했다”고 밝혔고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의대 증원 관련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한 재학생은 “의사는 망해도 자격증이 보장되며, 일반 회사원의 삶과는 절대 비교할 수 없다. 지금 도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으며 어느 서울대 졸업생은 “제조 대기업 1년 차인데, 고민하다가 오늘 학원 온라인 수강권 끊었다”며 “일단은 되든 안 되든 (의대 도전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이 의사가 되려는 이유는 ‘고소득’ 때문으로 파악됐다. 의사는 전문직 중에서도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직업군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최근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전국의 의사, 한의사, 약사 등 20개 보건의료직종 종사자 약 201만명을 조사∙분석한 자료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의사 연 평균 소득은 약 2억 3,100만 원이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약 1,922만원을 버는 셈이다.
그러나 같은 의사라도 진료 과목이나 근무 형태 등에 따라 연봉은 천차만별이었다.
치과의사가 평균 1억 9,489만 원으로 연봉이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 한의사가 1억 859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원의의 평균 연봉도 진료과목에 따라 차이가 났다.
개업의 진료과목별 평균 임금은 흉부외과가 4억 8,799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안과가 4억 5,837만 원으로 2위, 정형외과가 4억 284만 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재활의학과가 3억 7,933만 원, 신경외과가 3억 7,064만 원, 피부과 3억 263만 원, 내과 2억7,171만 원, 성형외과 2억 3,208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가장 임금이 낮은 과는 소아청소년과였다. 평균 1억 875만 원을 받는다.
다만 최근에 발표한 자료이지만 2020년 기준 자료이기에 현 시점과 비교하면 최저임금 등의 인상으로 실질적인 연봉 등은 더 올랐을 것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이러한 의사 소득은 현재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보다 2.1~6.8배 높은 수준이다.
개원의와 전체 노동자의 평균 임금 간 소득 차이는 6.8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격차가 가장 크다.
다른 국가에서도 의사의 소득이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 높았는데 한국에서의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전문의 봉직의의 경우에도 한국은 공개된 국가 중 두 번째로 격차가 컸다. 전문의 봉직의 기준 소득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4.7배인 헝가리였고, 이어 한국과 칠레가 4.4배로 두 번째였다.
한편 이런 ‘의대 열풍’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매년 5000명이 넘는 의사가 배출되면 의사의 연봉이나 처우가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인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의대 정원 확대로 몇 년간은 의대 열풍이 불 수 있지만, 6년 후 의사 수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의대 인기도 점차 수그러들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연봉과 처우도 결국 수요·공급의 경제 원칙을 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2009년 로스쿨이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사법시험을 합격한 소수의 변호사가 고소득을 누렸지만, 지금 로스쿨 출신 변호사 중에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댓글0